식재료 유래 |
■ 미나리는 우리나라 곳곳에 자생하고 있으며, 식용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재배 해 왔다. 『고려사』에 보면 제사를 지낼 때 미나리 절임(芹근菹저)을 올린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사』 열전에는 미나리밭(芹근田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조선시대 왕실의 종묘대제에 올리던 채소 절임에도 부추 절임(韭구菹저), 순무 절임(菁청菹저), 도라지(桔길梗경)와 더불어 미나리 절임이 포함되어 있다.
■ 우리나라 제주, 전남, 전북, 경북, 충남, 충북, 강원도 등지에서 야생하는데,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22~24℃로 일조량이 풍부한 장소가 좋고, 물기가 많은 곳이면 어느 토양에서든 잘 자란다.
■ 심고 난 후 30~45일 후면 50cm 정도의 길이가 되는데, 땅 표면에서 2~3cm 정도 남기고 줄기를 절단하여 수확한다.
■ 미나리는 대부분 잎과 줄기를 잘라 먹는데, 남겨둔 뿌리부분은 집안에서도 키울 수 있다. 뿌리부분을 용기에 넣고 물에 담가두면 새 줄기와 잎이 나온다. 미나리를 키울 때는 가급적 빛이 강하게 드는 창가에 두는 것이 좋고, 잎에 스프레이를 뿌려 습도를 높여주면 잘 자란다. 용기재배 미나리는 30cm 정도 길이에서 수확이 가능하다.
■ 미나리는 대표적인 봄철 채소로서 오랫동안 동아시아인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왔다. 이웃나라 일본의 고대 문화유산인 『만엽집(万葉集)』에 미나리를 뜯는 내용의 노래가 실려 있고, 기원전 중국 진(秦)나라 때 편찬한 ‘여씨춘추’에도 미나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 미나리의 어원을 풀어보면 물(‘미’)에서 자라는 ‘나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미나리류를 학명으로 부를 때 ‘Oenanthe’라고 하는데, 이 말은 술[酒]을 뜻하는 ‘oinos’와 꽃을 뜻하는 ‘anthos’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미나리’와 ‘Oenathe’는 모두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붙인 이름이다.
■ 동의보감에 따르면 미나리는 정신을 맑게 하고 정기를 보충해 주는 기능이 있다. 그 밖에도 번갈(煩渴)을 멎게 하고, 음주 후 열독을 치료하며, 대장·소장에 이롭다. 또한 어린 아이에게 갑자기 발생하는 고열[暴熱]이나, 붕중(崩中)·대하(帶下)와 같은 부인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 지금도 한방에서는 미나리의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 또는 수영(水英)이라는 한약재로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미나리는 청열이수(淸熱利水)라 하여 열기를 식히고 소변을 잘 보게 하는 효능이 있다. |
기타정보 |
■ 우리나라 전통 음식 중에 ‘강회’라는 것이 있다. 각종 재료를 썰어서 채로 만든 다음에 살짝 데친 미나리로 돌돌 감아서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모양이 예쁘고 색이 고와서 궁중음식으로 자주 이용되었다. 민간에서도 사월 초파일 이면 손님을 맞이하여 미나리강회를 나누어 먹는 풍속이 있다.
■ 미나리는 효능만 좋은 것이 아니다. 옛사람들은 풀과 나무에도 품격을 매겼는데, 나무로는 소나무, 꽃으로는 매화, 채소로는 미나리를 최고의 품격으로 꼽았다. 미나리는 세 가지 덕을 가진 식물이라 하여 ‘근채삼덕’이라 불렸는데 그 세 가지 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땅에서 때가 묻지 않고 싱싱하게 자라는 심지, 둘째는 음지라는 악조건을 극복하는 지혜, 셋째는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이겨 내는 강인함이다. |